맛 좋은 제주흑우, 산업화 가능성 엿보여


제주방송 조유림입력 2022. 8. 22. 09:16수정 2022. 8. 22. 10:25


제주흑우를 제주대표 명품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흑우는 온몸의 털빛이 흑색으로, 기원전부터 제주의 땅에서 사육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제주흑우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공출되었으며, 탐라순력도에도 703마리의 제주흑우 사육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러한 제주흑우의 원종을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뛰어난 '맛' 그러나 사육을 기피하는 농가들


제주흑우가 예로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은 맛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제주흑우는 한우에 비해 불포화지방산과 글루타민, 올레인산 함량이 높고 근섬유 조직이 얇아 부드럽고 고소해 맛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뛰어난 점에도 불구하고 제주흑우는 한우보다 몸집이 작아 육량이 적고, 사육기간이 한우보다 6개월이 더 길다는 점 등 사육 여건 탓에 농가에서 기피해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에 지난 2012년 제주흑우를 대표 명품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제주흑우 사육두수를 5천 마리까지 늘리는 5천두 사육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현재 제주흑우의 사육농가와 사육두수는 매년 감소하고 추세입니다. 


제주흑우 사육두수는 지난 2012년 1,292두에서 지난해 1,190두로 정책목표 달성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육질 등급에서도 한우의 '1++ 등급' 출연률이 34%, '1+ 등급' 출현률 24.5%에 비해 제주흑우는 '1++등급' 출현률이 6%, '1+등급'은 13.3%에 불과했습니다.

한 농가의 노력, 그 결과


그러나 최근 도내 한 흑우 농가에서 출하한 제주 흑우 12두의 등급 판정 결과, '1++등급' 판정이 6두로 50%를, '1+등급'은 4두, 나머지 2두도 1등급 판정을 받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균보다 44%가 높은 '1++등급' 출현률로 사육농가가 감소하는 제주흑우에서는 보기 힘든 실적이 나타난 겁니다.


이 농가에서 나온 흑우의 지육 중량은 평균 398kg으로 제주흑우평균인 375kg보다 무려 23kg이 더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우보다 육량이 적어 농가들이 사육을 기피하던 제주흑우의 육량이 늘어난겁니다. 이 농가의 흑우들에게서 '1++등급'이 대거 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농장 자동화 시스템이었습니다.

농가 안에서는 정확한 시간에 맞춰 사료량을 제공하는 '급이 로봇'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데이터에 기반한 축산업입니다.

1번 소가 하루에 사료 몇kg을 몇 번 먹었는지, 성장 개월령에 맞게 먹었는지, 사육 두수 별로 하루 먹는 양을 데이터화해 정확히 시행했습니다.


세번째는 자체 개발한 사료의 급여 입니다.

한우보다 느린 흑우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수년 간 연구해 흑우에게 적용한 결과 성과를 얻었고, 지난 2022년 7월에 특허를 승인 받기에 이르렀다고 전해졌습니다.


송동환 농장주는 "제가 제주흑우 농가를 대표하는 농가는 아니지만, 지난 10여 년동안 제주흑우를 명품으로 키우기 위해 밤잠 설치며 몰두한 건 맞다"며 "이번 결과가 우연이 되지 않도록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나가고 노력해나가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농가의 사례가 제주흑우 산업 발전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조유림 (yurim97@jibs.co.kr) 기자

출처 : https://v.daum.net/v/20220822091648198